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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쓰기

외로움 극복기

by 정수 티스토리 202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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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학교에 근무했을 때 일이다. 낮에는 사람들과 만나고 아이들 가르치다 보면 외로울 틈이 없다. 그런데 가족들과 떨어져 저녁에 숙소에 앉아 있으면 왠지 모를 외로운 마음이 많이 들게 된다. 자연히 휴대폰 속 선후배, 동기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그렇게 저녁때마다 후배, 동기들과 저녁식사를 하니 즐겁기는 한데 내가 괜히 내 주위사람들의 시간을 빼앗는 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게다가 자꾸만 나에게 밥을 사주는데 그것도 한두 번이지 그게 더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어느 후배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내 정말 외로웠기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던 거 같기도 하다. 지금 돌이켜 보면 내가 참 그때 잘 생각했어야 했다. 그렇게 자주 만나게 되었고 나중에는 나의 생활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사이가 나빠지는 경험을 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살아야 별 탈이 없다는 것이다. 외롭다고 자꾸 주위 사람에게 전화해 봐야 나중에 사이만 나빠지게 된다. 

 그 후 저녁때는 학교 근처 동네를 한 바퀴 돌고 숙소로 돌아와 밀린 업무를 본다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랬더니 오히려 내 생활이 안정이 되고 학교생활도 더욱 집중적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 지금도 가끔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예전의 기억을 돌이켜보고 전화기 속 누군가에게 전화하는 게 아니라 그냥 동네 한 바퀴를 돌곤 한다. 신기하게도 외로움이 없어진다. 혹시 지금 외로움에 괴롭다면 꼭 해보길 권하고 싶다. 전화기 속 누군가가 외로움을 없애주는 게 절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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