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한 만화가가 자서전 적으로 만든 만화책이다. 어느날 도서관에 들려 좋은 책이 없나 살펴보다 '맨 발의 겐'이란 만화를 그리게 된 이야기를 엮은 책을 읽게 되었다. 일본문학이라 처음에는 멀리고 싶었는데 내가 서 있던 부분이 모두 일본 문학이라서 쭈욱 보다 눈에 띄게 되었다.
이야기는 이렇다. 작가는 6살이 되어 가족들과 가난했지만 오순도순 살고 있었다. 그곳은 하필 일본의 히로시마였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 학교를 가는데 길가 어느 아주머니가 아이들이 공부를 어디서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 당시 미군의 폭격이 자주 있었기에 아이들은 학교가 아닌 근처 산 속 절에서 공부를 하곤했다고 한다. 그 순간 핵폭탄이 떨어지고 잠시 정신을 잃고 눈을 떠보니 자신은 뒤에 벽이 무너지고 어디서 날아왔는지 큰 나무와 벽과의 틈에서 깨어났더니 금방 길을 묻던 아주머니는 한참을 날아가 돌아가셨고 주위는 이미 모든게 내려 앉았다고 한다. 집에 가보니 아빠, 누나, 동생은 집에 깔려 죽게되었고 엄마만 천운으로 살았다고 한다. 그렇게 주위를 살펴보니 처참하게 죽은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그 후 자신도 중학교까지만 다니고 생활전선으로 나서야 했다고 한다. 더 공부하고 싶었지만 가정형편상 그럴 수 없다는 말에 눈물이 나고 말았다.
그렇게 첫직장은 간판회사의 조수로 일하면서 그림에 소질을 발견해 나중에 만화가가 되고자 큰 도시로 가게 되었다가 또 어느 만화가의 조수로 일을 하였다고 한다. 그 후 어머니께서 방사능 때문인지 일찍 돌아가시게 되었으며 핵폭탄의 무서움을 만화로 그리고자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 전까지는 일본에서도 방사능은 전염된다며 피해자들이 오히려 차별을 받았다고 하니 우리나라와 별반 다름없음에 놀라웠다.
그렇게 시작된 어린시절의 기억으로 만든 만화가 '맨발의 겐'이다. 겐은 일본어로 원소란 의미라서 자신이 폭발 후 맨발로 다녔기에 주인공으로 하여 자신이 본 모습 그대로 만화로 그렸다고 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만화책을 모두 구해 읽고 싶다. 나는 이 만화를 통해 일본에 대한 시각을 바꿀 것이라 여겨진다.
'그렇게 우리 민족과 주변국을 괴롭혔으니 핵폭탄 맞은건 사필귀정이다.'라고 평소에 생각하고 있었는데 만화를 통해 아무 죄없는 일반인들이 불에 타서 죽는 모습을 보니 너무도 끔찍하고 겐이 피신갔다 집으로 돌아와 아빠와 누나, 동생의 머리뼈를 찾는 모습에서 말을 잊게 했다.
무엇보다 만화를 보는 시각도 바꾸게 해주었다. 만화는 어린시절 부터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책이었는데 이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글이 아닌 그림으로 생생하게 표현할 길은 오직 만화밖에 없다라는 부분에서 나의 만화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해주었다.
그 후 이 '맨발의 겐'이란 작품은 아이들이 보는 연재 만화에 나오게 되었고 일본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그 후 뮤지컬, 영화로도 제작되어 이 작가는 각종 강연을 전국으로 다녔다고 한다. 미국에도 가서 강연을 하였는데 강연이 끝났는데도 사람들이 나가지 않아 이상했는데 모두 자신과 사죄의 포옹을 하려고 기다렸다고 한다. 그 후 어느 박물관에 갔더니 자신이 살던 지역에 핵폭탄을 떨어뜨린 비행기를 전시해두었는데 미국에서는 그 부분을 엄청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내가 만약 이 작가였다면 어땠을까? 나의 가족을 죽인 비행기인데 그걸 보는 마음은 얼마나 찢어지는 마음이었을까 싶다.
그래서 일까 나도 평소에 그림을 좋아했는데 만화 형식을 빌려 글에 맞는 표현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마치 맨발의 겐의 작가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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